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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비뉴스 편집실
외면하거나 싸우거나
- 안윤석
- 조회 : 5603
- 등록일 : 2018-03-15
| 외면하거나 싸우거나 | ||||||
| [글케치북]모기와 살충제 | ||||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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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 고시원은 그야말로 ‘낫닝겐’ 구역이다. 인간이라면 도저히 버텨내기 힘들다. 곧 녀석들이 돌아올 것이다. 고시원 세탁실이며 환풍구, 에어컨 필터, 특히 고인물 근처에 있다면 반드시 도사리고 있는 녀석들. 모기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다. 내가 ‘세명고시원 301호’에서 유유자적(悠悠自適)하며 보내는 지금 이 순간에도, 녀석들은 고시원 배기구며, 환풍기 등을 돌아다니며 내 피를 빨아먹을 ‘신박한’ 루트를 찾고 있을 것이다. 이들을 외면할 것인가 바라보고 응징할 것인가. 본디 나는 물 같은 성격이라 ‘거 참, 헌혈하는 셈 치겠소’라 생각하며 이들을 외면하려 했으나, 작년엔 이들에게 헌혈을 해도 너무 해 버렸다. ‘넘사벽’처럼 피를 빨아먹는 이 녀석들을 이번엔 정면으로 바라보며 박멸할 것이다. 그때 고시원 계약서에 적힌 문구 한 구절이 내 뇌리에 스쳤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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