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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비뉴스 편집실
사진, 빛을 담은 타임머신
- 박진홍
- 조회 : 4096
- 등록일 : 2017-12-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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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[글케치북] 시간여행 | ||||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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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년 전의 남자가 날 바라본다. 눈을 지그시 뜬 모습에 입꼬리가 조금 올라가 있지만 치아는 또 보이지 않으니, 필경 이건 억지로 웃을 때 나오는 표정이다. 그 표정을 한참이나 바라본다. 자세히 보니 얼굴 왼쪽이 전체적으로 흐렸다. 움직이는 사람을 찍었을 때 나오는 스틸컷처럼 카메라가 살짝 흔들린 것 같은 모습이다. 그렇다. 난 지금 20년 전 내가 사랑했던 한 남자의 사진을 보고 있다. 20년째 보는 얼굴이지만 40대의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지금까지 시간여행을 하는 그를 보노라면 어쩔 땐 기쁘다가도 어떨 때는 한 없이 슬퍼지기도 한다. 당신 스스로 찍은 영정사진 앞에서 억지로 웃으려 노력하고 있는 이 남자는 내 아버지이자 ‘빛을 잡는 사람’인 사진사이기도 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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